부업을 한다는 건 삶의 무게를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월급만으로는 부족한 생활비, 늘어나는 고정지출, 언젠간 내 일이 될 수 있는 퇴직 이후의 불안감까지
나에게 부업은 선택이 아니라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했다.
막연히 시작했던 여러 가지 부업들이
기대만큼의 수익은커녕
오히려 스트레스와 지침만 안겨주기도 했다.
물론 모든 부업이 실패였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돌아봤을 때
내가 다시는 하지 않을 것 같은 부업들(그리고 주변에서 들었던 내용까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이 글이 누군가의 부업 선택에 작은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장단점이 있듯, 솔직하고 후회 없는 정리를 해본다.
1. 체험단 블로그 글쓰기
처음 도전했던 부업은 *이버 체험단 블로그 글쓰기였다.
처음엔 무료로 제품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세제를 보내주면 써보고 후기 쓰고, 다이어트를 돕는 보조제를 받으면 사진 찍어 정리해서 올리고,
가끔은 음식이나 생활용품도 제공됐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일이 내 일상의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
집에 택배가 오면 바로 개봉하고 사진 각도 신경 쓰고, 조명 맞추고,
특히 글 쓰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몇 시간씩 걸렸지만
한 번 제출하고 나면 수정 요청이 들어오기 일쑤였다.
하루에 세 시간 이상 들였지만 실제로 받은 건 무료 제품이 전부였고 현금 수익은 거의 없었다.
정말 힘들었던 건 만족한 척 글을 써야 했던 순간들이었다.
내가 느낀 단점은 적지 못하고 홍보성 멘트만 반복하는 글을 쓰다 보니
내 블로그가 점점 광고판처럼 변해갔다.
그때 깨달았다.
체험단 블로그는 내가 진짜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면 아무리 돈을 벌어도 결국 허무함만 남는다는 걸.
2. 스마트스토어 운영
온라인 쇼핑몰은 많은 사람들이 부업으로 도전하는 분야다.
지인을 통해 스마트스토어 운영에 대해 전해 들었다.
크몽과 유튜브 강의를 보고 상품 소싱부터 상세페이지 제작까지 직접 배우며 1인 스마트스토어를 만들었는데,
처음엔 나의 사이트에 여러 제품들을 예쁘게 촬영하고 꾸미는 등
내 것이 생겨 기쁘고 설레는 기분이었지만 하지만 그것은 정말 시작에 불과했었다.
그 이후로는 하루에도 열 번씩 들어가서 유입 수를 확인하고
문의를 빠르게 답변하려고 신경을 곤두세웠으며
매출이 없다 보니 지인들에게 알리는 일도 해야 했다고 한다.
제품을 직접 배송하고 택배박스를 사서 포장하고 우체국 방문에 여러 시간이 많이 들었으며,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던 것은
단가가 낮은 제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판매 1건당 이익이 천 원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한 달에 스무 건 정도 팔아도 남는 건 커피 한 잔 값 수준이었다.
결국, 지인은 스토어를 몇 달 만에 접게 되었다.
하고보니 느낀 점은 내가 팔고 싶고, 팔릴 것 같은 제품을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시장을 꾸준히 관리하고 광고할 수 있는 체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3. 타이핑 알바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재택 타이핑 알바를 찾아보고 시도해본 적이 있다.
문서 작업, 전사 작업, 온라인 시험 입력 등 인터넷에는 다양한 정보가 넘쳐났다.
여기저기 넣어보고 운 좋게도 한 곳에서 간단한 파일 작업을 맡게 됐다.
일의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오디오 파일을 듣고 글로 옮기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오디오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거나, 환경음이 섞여 있어
두세 번 반복해서 들어야 했고, 파일 하나를 완성하는 데는 기본 2~3시간은 걸렸다.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은 시간당 단가가 제대로 계산됐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였다.
이 일은 시간 대비 수익이 너무 낮았다.
오히려 집중력과 체력이 점점 바닥나갔다.
더욱 안타까웠던 건 첫 작업 후에는 다음 번 부턴 입금이 지연되기도 하고,
결국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는 점이다.
아직도 생각하면 허무하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 느낀 건 재택 알바를 선택할 때는
무조건 믿고 시작하지 말고 계약서나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요즘에는 SNS 부업 광고가 정말 많다.
하루 1시간 투자로 30만 원, 주부 전용 스마트한 재택 수익, 초보자도 가능한 온라인 마케팅 부업이라는 문구가 너무 달콤하게 느껴진다.
그 중 하나에 관심이 생겨 무료 설명회를 듣고, 그 후 유료 강의를 안내받은 적이 있었다.
금액은 15만 원이었고 이걸 투자하면 마케팅 기술을 배워 나중에 수익형 블로그나 제휴마케팅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강의는 대부분 추상적이었다.
수익 사례는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였고
실제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는
자료를 정리해서 혼자 따라 하라는 식이었다.
결국, 혼자 검색하고 세팅하다 지쳐버렸고 시간도 날렸고, 강의비도 회수하지 못했다.
그때 깨달은 것은 부업은 그럴듯한 설명보다
내가 일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그리고 그 일에 내 에너지와 마음이 들 수 있어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하지만, 실패한 부업도 경험이고 자산이다.
지금까지 내가 실패했던 부업들은 분명시간과 노력, 감정까지 소모했던 일이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그 모든 실패는 나에게 값진 기준이 되었다.
이제는 어떤 일을 제안받아도 무조건 달려들지 않고
나에게 맞는지? 현실적인지, 지속 가능한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부업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중요한 건 남들이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일상과 가치관에 어울리는 일을 찾아
지속적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일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수익이 나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시간과 마음을 갈아넣고도 얻는 게 없다면 그 부업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패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건 내가 움직였다는 증거이고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이제는 나에게 맞는 부업을 천천히, 그러나 똑바로 찾아가려 한다.
그리고 당신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